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빛나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14권 『칼의 노래』.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자 구성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열네 번째 작품은 한국문학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작가 김훈의 역사소설로 전쟁터에서 명예롭게 죽고자 하는 무인 이순신의 인간적인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조선의 명장 이순신이 일인칭 서술자로 등장해 죽기를 각오하고 전장으로 나아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임금의 명을 거부했다는 죄로 옥고를 치르다가 풀려나 삼도수군통제사를 맡게 된 정유년부터 노량해전에서 적탄을 맞아 전사한 이듬해 11월까지의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저자 특유의 남성적 문체로 이순신의 고독하고 불안한 내면을 예리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20세기 이후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만을 선정 출판하는 ‘전세계 문학총서’로 번역 소개되기도 했다.
목차
칼의 울음 | 안개 속의 살구꽃
다시 세상 속으로 | 칼과 달과 몸 | 허깨비
몸이 살아서 | 서캐 | 식은땀
적의 기척 | 일자진 | 전환
노을 속의 함대 | 구덩이 | 바람 속의 무 싹
내 안의 죽음 | 젖냄새 | 생선, 배, 무기, 연장
사지死地에서 | 누린내와 비린내 | 물비늘
그대의 칼 | 무거운 몸 | 물들이기
베어지지 않는 것들 | 국물 | 언어와 울음
밥 | 아무 일도 없는 바다
노을과 화약 연기 | 사쿠라 꽃잎 | 비린 안개의 추억
더듬이 | 날개 | 달무리
옥수수숲의 바람과 시간 | 백골과 백설 | 인후
적의 해, 적의 달 | 몸이여 이슬이여
소금 | 서늘한 중심 | 빈손
볏짚 | 들리지 않는 사랑 노래
충무공 연보 | 인물지
해설 | 황종연(문학평론가)
원시적 파토스의 비극
출판사 서평
1993년 12월, 한국문학의 새로운 플랫폼이고자 문을 열었던 문학동네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발간, 그 첫 스무 권을 선보인다. 문학의 위기, 문학의 죽음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문학의 황금기는 언제나 과거에 존재한다. 시간의 주름을 펼치고 그 속에서 불멸의 성좌를 찾아내야 한다. 과거를 지금-여기로 호출하지 않고서는 현재에 대한 의미부여, 미래에 대한 상상은 불가능하다. 미래 전망은 기억을 예언으로 승화하는 일이다. 과거를 재발견, 재정의하지 않고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