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의 다섯 번째 소설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압축적이고 단일하게 한 사람의 긴 인생사를 이야기하는 여섯 편의 작품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눈송이 연작’으로 보일만큼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각의 단편으로 흩어져 있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연결고리들을 소설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마지막 작품 《금성녀》에서 보여주며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 견뎌낸 시간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간다.
남쪽 해안가의 마을에서 상경해 좁고 누추한 하숙방에서 지내며 성인으로 넘어가기 전의 통과의례와 같은 겨울을 보내게 된 안나의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결혼과 동시에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낯선 신도시로 이주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프랑스어 초급과정》,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모자의 험난한 정착과정을 담은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은희경은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상속』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마이너리그』 『비밀과 거짓말』 『소년을 위로해줘』 『태연한 인생』이 있다. 문학동네소설상,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