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 선교사 열전-전택부 [출판사:홍성사]
격동의 역사·버려진 역사·복원된 역사 속에서 옛 선인先人들을 만나다
격동의 역사 속으로 : 언더우드, 아펜젤러, 베델, 헐버트, 벙커, 베어드, 무어, 홀…… 미지의 땅 조선, “그곳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순정을 받치고 목숨을 다했던 선교사들.
격동의 구한말을 한민족과 함께했던 선교사들의 삶은 과연 어떠했을까. 풍토병과 과로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젊음을 바쳐 복음의 열정을 뿌렸던 그들. 그리고 죽어서까지 이 땅을 떠나지 않고 한 줌의 흙으로라도 남기 바랐던 그들을 품고 있는 양화진 외인묘지. 그네들의 치열한 선교 현장을 체감할 수 있는 한국 기독교 역사의 발자취가 여기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버려진 역사를 찾아서 : 한국 기독교 역사의 산 증인인 오리 전택부 선생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조금 특이하다. 원래부터 글을 쓰려고 구상했거나 자료를 모아 준비한 상황이 아니었다. 이 책은, 1978년 서울시에서 발표한 ‘제2한강교 진입로 및 전철 제2호선 공사 계획’에 양화진 외인묘지가 거침돌이 된다하여, 묘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발표가 나면서 시작된 싸움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한 사람의 선한 중심을 들어 쓰셨다. 2년여에 걸쳐 신문에 연재된 ‘양화진 외인열전’은, 흐릿한 역사의식에서 비롯된 잘못을 바로잡는 밑거름이 되었다. 놀랍게도 서울시가 도시 계획을 전면 수정하면서, 양화진은 그 역사의 자리를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 폐허처럼 버려져 있던 양화진 묘역에 대한 기독교계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실질적인 양화진 관리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복원된 역사 앞에서 : 2001년부터 마포구에서 실시한 ‘양화진 성지 공원화 사업’이 2005년 봄에 마무리되면서, 이제 양화진은 가톨릭의 ‘절두산순교성지’와 개신교의 ‘서울외국인선교사묘지공원’으로 한국 기독교계의 중요한 선교유적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복원되고 다듬어진 역사의 현장 앞에서, 이제 우리는 이 유적지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양화진 묘역을 돌 때마다, 치열했던 그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순례자의 심정으로 믿음의 선배들이 남기고 간 열정의 ‘그’ 도에 대해 올바르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원래 신문에 연재되었던 ‘양화진 외인열전’을 1986년 《이 땅에 묻히리라》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 양화진 묘역과 절두산을 잇는 성지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는 시기에 《양화진 선교사 열전》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펴내게 되었다. 1978-80년 양화진의 존폐 위기 상황에서 양화진을 지키고자 애쓴 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양화진과 한국 기독교 역사에 새롭게 관심 갖는 새 시대 독자들에게 역사의 현장을 담아낸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새롭게 다듬어서 개정 출간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