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말씀과함께”라는 이름으로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를 1년에 거쳐 공부하는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특히 2020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영동교회에서 강의한 것을 저본(底本)으로 삼아 편집한 것이다. 지난 2천 년 동안 교회는 주로 ‘구속사 신학’을 강조하며 이 관점으로 성경을 읽고 해석해 왔지만, 저자는 ‘창조 신학’을 함께 강조함으로써 하나님의 통치 영역이 교회나 그리스도인에게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지역과 사회가 포함되도록 균형을 잡아 준다. 이 책은 구약 전체의 주요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본문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다만 책별로 본문의 주요 내용 중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새롭게 알아야 할 내용 중심으로 살핀다. 이는 개인의 성경 통독뿐만 아니라 그룹으로 성경을 통독하고 삶에 적용하는 데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저자는 구약성경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출애굽에 실패한 이스라엘 이야기”로 읽는다. 왜 구약이 출애굽에 실패한 이스라엘 이야기인가? ‘출애굽’, 곧 애굽(이집트)에서 탈출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그 땅에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히 구현되는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야 했다. ‘의와 공도’ 즉 ‘미쉬파트(mishpat)’와 ‘체다카(chedaka)’를 행해야 했다. 그런데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여기에서 실패했다. 그들도 힘 있는 강자가 연약한 약자를 억압하고 지배하고 착취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또 하나의 애굽을 건설한 것이다. 하나님은 오랜 세월 예언자들을 보내서 경고했지만, 그들은 돌이키지 않았다. 결국 그 땅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이것이 구약의 전체적인 줄거리다. 그래서 이 책이 목표하는 바는 실패한 이스라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알고,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무엇을 의지하고 소망해야 하는지를 분별하는 것이다. 《신약성경, 책별로 만나다》는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