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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삶을바꾼한구절 - 박총 [출판사:포이에마]

성 프란체스코의 잠언에서 네루다의 시까지, 
권정생의 산문에서 루시드 폴의 노랫말까지, 
마음을 어루만지고 삶의 갈피마다 켜켜이 스며든 125개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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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하나님이 주신 것을 한껏 누리는 것보다 그분을 더 영화롭게 하는 일도 없다. 그러니 그분이 허락하신 재능을 즐거워하는 자리에서 구원을 받았느니 말았느니 따지는 짓은 그만두자. 대신 《탈무드》의 경고를 기분 좋게 읊조려보자. “허락받은 모든 즐거움 가운데 자신이 즐기지 못한 즐거움에 대해서 그 이유를 (하나님에게) 설명해야 한다.”_42쪽

초대교회 신도들의 윤리생활 및 전례의 제반 규정에 관한 중요한 문헌인 《디다케》의 한 대목에 의하면, 있는 자가 없는 자에게 무엇을 나누는 것은 자기 것으로 선심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본디 그들의 것을 돌려주는 것이다. 부의 분배가 철저하게 불의하기 때문에 원하든 원치 않든 나보다 약한 이들의 몫을 뺏으며 사는 죄를 범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이 놀라운 가르침은 더욱 크게 울려 퍼져야 한다. (…) 구제는 없다. 모든 나눔은 우리가 진 빚을 장기 상환하는 것일 따름이다. _48쪽

속독 대신 완독도 좋지만, 아예 책을 덮는 휴독休讀도 필요하다. 장 그르니에도 이를 《일상적인 삶》에서 확인해준다. 그는 독서 자체가 정신에 때를 끼게 하는 행위이므로 가끔 독서를 멈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때 휴독이 질 좋은 이태리타월의 역할을 해줌은 물론이다. 심지어 화가 드가Degas는 두 시간 정도 책을 덮고 침묵하지 않으면 아무 발전이 없다고까지 했다. 애착을 갖는 일일수록 단절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독서에서도 안식의 계명이 유효함을 발견한다. _154쪽

시인이 옳다. 무릎 꿇고, 두 손 모으고, 고개를 조아리고, 눈을 감지 않아도 모든 것에 기도가 있다. 그러고 보면 기독교만큼 기도를 획일적으로 만든 종교도 없다. 특히나 속상한 것은, 기도조차 효율성의 논리에 의거해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것을 쏟아내야 ‘은혜로웠다’는 맘이 들게 했다는 거다. 단 10-20분도 침묵하지 못하는 이들이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고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는 기도를 생각할 수나 있을까. 
_174-175쪽

《문익환 평전》에서 유독 이 대목에 내 가슴이 뛴 것은, 나도 이런 가정을 꾸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집 네 아이가 얼른 커서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사랑과 인생을 나누고, 문학, 예술, 영성, 종교, 사회, 정치, 경제, 통일, 인권을 논할 수 있다면, 그렇게 쇠가 쇠를 벼리듯 서로를 빛나게 해줄 수 있다면, 아아 얼마나 행복할까! _236-237쪽

대학교 신입생 때 같은 과 선배가 손에 쥐어준 빅터 프랭클의 책. 그는 내게 인간처럼 나약한 존재도 없지만 인간처럼 위대한 존재도 없음을, 인간만큼 환경의 지배를 받는 존재도 없지만 인간만큼 환경을 초월하는 존재도 없음을, 인간만큼 사악한 존재도 없지만 인간만큼 선한 존재도 없음을 알게 했다. _278쪽

예수의 십자가야말로 윈-윈 게임의 정수를 보여준다. 하나님과 원수 된 우리를 억지로 무릎 꿇린 것이 아니라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히는 패배의 길을 가심으로 우리가 스스로 엎드리도록 하는 참된 승리를 거두셨다. 그리고 그 분을 내 삶의 승자로 인정하는 것이 실은 패배가 아니라 우리가 거둘 수 있는 가장 큰 승리임을 알게 하셨다. _324쪽
서문 ㆍ 007

1 시든 꽃에 반하다
나를 즐기렴 ㆍ 016┃시든 꽃에 반하다 ㆍ 018┃하찮기에 더 소중한 ㆍ 020┃내게 온 이 하나만큼은 ㆍ 023┃거절만큼 절박한 요청이 있으랴 ㆍ 025┃가식적인, 아니 가시적인 ㆍ 027┃참 즐거움의 색은 초록 ㆍ 030┃믿지 않되 존중하는 ㆍ 032┃공손히‘살 보시’를 받다 ㆍ 033┃그분이 손수 짠 무늬 ㆍ 035┃노동과 미학이 얼싸안을 때 ㆍ 038┃헌신보다 향유가 먼저다 ㆍ 041┃‘나’가 아니라‘우리’로 ㆍ 044┃하나님의 동문서답 ㆍ 045┃구제는 없다 ㆍ 048┃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어렵다 ㆍ 050┃늘 있는 것들을 위한 노래 ㆍ 054┃온 세상 vs. 단 한 명 ㆍ 056┃바람의 애무 ㆍ 058┃고통을 시로 바꾸는 연금술사 ㆍ 059┃나의 살던 고향은 ㆍ 061┃가혹해서 아름다운 행복론 ㆍ 064┃사랑하면 죽는다 ㆍ 065

2 시시한 삶을 고르다
나태함의 두 얼굴 ㆍ 068┃둠벙을 만드는 그리스도인 ㆍ 069┃게으름은 천부인권이다 ㆍ 072┃제 숨을 쉬며 걷는길 ㆍ 074┃오죽하면 하나님이 한숨을 돌리셨을까 ㆍ 076┃안식을 향한 열망 ㆍ 078┃두려움의 부재와 과잉 사이 ㆍ 080┃입맞춤 하나 지니고 살리 ㆍ 084┃말보다 꽃 ㆍ 086┃강함은 관계에서 나온다 ㆍ 089┃우리는‘복수형단수’로 존재한다 ㆍ 090┃본디 천박한 은혜 ㆍ 094┃신이 날 사랑하는 방식 ㆍ 097┃죽음에서 피워낸 경제학 ㆍ 100┃향유가 생태다 ㆍ 102┃그 집에 가고 싶다 ㆍ 103┃잔인한 소속감 ㆍ 104┃시시한 삶을 고르다 ㆍ 106┃한국 교회에 가장 절실한 가르침 ㆍ 108┃폭풍보다 센 빈풍貧風 ㆍ 111┃가장 무서운 말 ㆍ 112┃광장으로 가신 예수 ㆍ 115┃신이 기도에 응답하는 방법 ㆍ 120┃도리도리가 먼저다 ㆍ 122┃병든 육체와 함께 구원을 기다리다 ㆍ 124

3 신발 끈 매는 걸 보러 가다
쥐와의 동침 ㆍ 128┃이야기로 영생하다 ㆍ 132┃예수에 대한 의리 ㆍ 133┃스스로 살 수 없는 하나님 ㆍ 135┃사라지게 두라 ㆍ 138┃방언보다 방귀 ㆍ 140┃출애굽은 모든 나라의 경험이다 ㆍ 142┃세상 모든 주부에게 ㆍ 145┃신발 끈 매는 걸 보러 가다 ㆍ 150┃책 읽기의 회심 ㆍ 152┃전쟁을 부르는 경제 ㆍ 156┃유목이라는 전쟁기계 ㆍ 160┃하늘에 뿌리내린 자들 ㆍ 163┃축제연출가 하나님 ㆍ 165┃꿀 타지 않은 일상 ㆍ 168┃뿌리가 부끄럽다 ㆍ 170┃생활과 신앙이 하나였던 시절의 기도 ㆍ 173┃왜곡된 모정 ㆍ 178┃넌 작아지니? 난 커지는데! ㆍ 181┃획일성의 저주 ㆍ 184┃가까운 벗이 위인이다 ㆍ 186┃귀여운 교인 ㆍ 192┃불안은 나의 양식, 약함은 나의 음료 ㆍ 194┃도시에 사막을 일구라 ㆍ 195┃걷기는 배타적이다 ㆍ 196

4 시적이지 않은 혁명은 가라
창녀가 집전한 성찬 ㆍ 202┃두 번째로 위대한 기도 ㆍ 207┃신분 상승의 욕망을 버려라 ㆍ 209┃낮은 자들과의 연대 없는 예배 ㆍ 211┃나를 부끄럽게 하는 사람 ㆍ 214┃이런 어머니 안 계십니까 ㆍ 216┃따끔함과 따스함 ㆍ 218┃시적이지 않은 혁명은 가라 ㆍ 220┃행동이라는 이름의 묵상 ㆍ 222┃대책 없는 예수의 윤리 ㆍ 226┃배고픈 파시스트보다 배부른 돼지이기를 ㆍ 230┃구하고 받은 줄로 믿었던 사람 ㆍ 233┃진정한명문가 ㆍ 236┃무균질 가정에 때를 묻혀라 ㆍ 238┃고통을 환기시키는 사람 ㆍ 241┃죽더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면 ㆍ 243┃사랑으로 통하다 ㆍ 248┃신앙까지 때려잡은 반공 ㆍ 249┃반토건 성경 ㆍ 251┃골리앗을 넘어뜨린 투표지 ㆍ 254┃선교가 선교를 막다 ㆍ 256┃신앙의 반미주의자들 ㆍ 259┃세상의 고통에 대한 예의 ㆍ 263┃요한과 김어준 ㆍ 266

5 끝없이 패배하는 삶을 한없이 긍정하다
개길 수 없으면 은혜가 아니다 ㆍ 270┃무엇을 준대도 놓치고 싶지 않은 ㆍ 274┃아이는 윤리의 창시자 ㆍ 276┃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자유 ㆍ 278┃불순함의 옹호자 예수 ㆍ 280┃단 한 잔의 술 ㆍ 282┃죽임당한 미의 하나님 ㆍ 284┃뉴턴의 만유인력, 힐데가르트의 성인력 ㆍ 287┃변두리 성자의 태극권 ㆍ 290┃본회퍼의 방법적 회의 ㆍ 293┃백년해로의 급진성 ㆍ 298┃연약한 자 사이로 그분을 따라가다 ㆍ 301┃말랑한 감사가 철옹성을 무너뜨린다 ㆍ 304┃아버지 됨의 영광과 고통 ㆍ 308┃저녁을 놓치면 모든 것을 놓친 것 ㆍ 312┃악하디 선한 ㆍ 316┃예수에게 베팅하라 ㆍ 320┃제로섬과 윈윈 게임 ㆍ 322┃타락한 회심을 회심케 하라 ㆍ 326┃똥꽃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있으랴 ㆍ 330┃내가 원하고 선택한 삶 ㆍ 334┃부디 달라지지 마라 ㆍ 337┃스스로 제한하는 은혜 ㆍ 340┃거룩한 바보의 길 ㆍ 343┃감각의 제국 ㆍ 347┃승인된 욕망 ㆍ 351┃끝없이 패배하는 삶을 한없이 긍정하다 ㆍ 354┃읽지 않아도 괜찮아 ㆍ 358

감사의 글 ㆍ 360
인용 출처 ㆍ 370

 

 

  • 저자 박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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