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웬의 신학-김남준 [출판사:부흥과 개혁사]
김남준 목사의
존 오웬의 신학 - 내재하는 죄, 유혹, 죄죽임
약 십오 년 전 어느 해 봄날이었습니다. 열린 교회를 개척한지 일 년이 되던 때 저는 무리한 사역으로 몸이 많이 상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혼의 침체까지 찾아왔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며칠 동안 몸져누워 있었습니다. 존 오웬의 전집 6권에 실린 본문들을 읽은 것은 바로 그 때였습니다. 특별한 기대 없이 존 오웬이 그저 청교도들 중 뛰어난 인물이라는 정도만 알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접한 부분이 "죄 죽임에 관하여"(On Mortification)이라는 글이었습니다. 저는 한나절 동안 그 논문을 읽으며 커다란 충격에 사로잡혀 마음이 떨렸습니다. 침대에 기대어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벌떡 일어났습니다. 이제껏 접해 본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가르쳐 주는 오웬의 글 앞에서, 그가 만난 하나님과 내가 경험한 하나님이 사이에 얼마나 커다란 차이가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칼빈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만큼 인간을 알고, 인간을 아는 만큼 하나님을 안다." 그래도 나름대로의 신학과 나름대로의 은혜 체험이 있었던 나였지만 존 오웬의 논문들 앞에서는 무지하기에 이를 데 없는 짐승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