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 2-정문영 [출판사:]
아바 2 - 믿음의 글들 131
'어느 날'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저마다 특별한 은사, 기구한 삶, 엄청난 은혜들을 토설해 대는 원고더미 속에 '정성'이라는 이미지를 풍기는 주황색의 두툼한 원고를 만났다. 읽는 이의 심사를 십분 배려한 듯 적당한 행간을 조절하여 질리지 않을 정도의 글자 수로 되어지 컴퓨터의 정갈한 글씨가 고마웠다. 두 페이지를 넘기며 아무런 저항 없이 이미 '강형수'와 함께 캡슐로 들어가 있음을 알았다. "나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로 시작하는 '의문'과의 처절한 싸움을 제발 포기하지 말기를 그토록 바라며 몇날 밤을 그와 동행했다. 드디어,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의 비밀을 알아낸 강형수의 거짓없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캡슐의 문을 소리 없이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