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이어령 [출판사:열림원]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잇는 이어령의 또 하나의 역저!
수사학의 보고, 문학작품처럼 읽는 재미있는 성경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잇는 이어령의 또 하나의 역저!
수사학의 보고, 문학작품처럼 읽는 재미있는 성경
성경은 절대신 여호와의 묵시적 예언과 계율,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그리고 여호와의 독생자인 예수의 가르침과 행적 등이 담겨 있는 신성불가침의 경전으로 그 위의를 다져온 책이다. 성경은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독서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만만치 않은 문제들을 갖고 있는 ‘난공불락’의 텍스트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난해하고 까다로운 고어체의 번역에서 기인하는 해석의 어려움이라는 데 많은 신학자와 성경연구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뜻이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성서공회에서 수차례 개역개정판을 내기도 했고,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 같은 경우에는 현대적인 문어로 전면적인 개역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성경은 기독교라는 세계 최대 종교의 경전으로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아우라 속에 숨어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신도들에게는 외경을, 그리고 타 종교인들에게는 철저한 외면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운명적 소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지난 2007년 극적인 회심을 경험하고 기독교에 귀의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펴낸, 텍스트로서의 성경읽기의 새로운 독법을 제시하는 역저이다. 이어령 전 장관은 문학을 가르친 교수로서, 그리고 기호학자로서의 호기심으로 틈틈이 성경을 연구해, 성경도 얼마든지 문학작품처럼 쉽게 읽고 재미있게 음미할 수 있는 텍스트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성경 읽는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이어령 전 장관이 택한 방식은 성경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아이콘들을 키워드 삼아서 문화사적 맥락과 컨텍스트를 추적해나가는 것이다. 마치 문학작품처럼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 그리고 플롯 등을 하나하나 풀어서 해석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성경 속에 숨겨진 놀라운 매혹과 조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책을 쓴 동기를 친절하면서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는 그동안 국문학 교수로서 학생들과 많은 문학작품들을 읽어왔습니다. 기호학으로 텍스트 분석하는 방법도 가르쳐주었지요. 신학이나 교리는 잘 몰라도 문학으로 읽는 성경, 생활로 읽는 성경이라면 내가 거들 수 있는 작은 몫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학적 레토릭과 상상력, 그리고 문화적 접근을 통해 빵과 밥과 떡 사이의 거리를 좁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유 뒤에 숨은 문화를 알고 그 차이를 극복해 땅끝까지 가면 논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후예들도 성경 속 유목민들이 건넜던 저 광야의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의 언어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눈물겹고 황홀한 것인지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